주부맛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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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딸 0 329


우리집 옆으로 최근 3,4년 공사가 한창이더니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섰다. 지리적인 위치상 중대형급 아파트에는 꽤 잘 사는 사람들이 들어왔고, 소형 아파트에는 아이들 딸린 식구들이 많이 들어왔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니 후미진 지역인데도 버스도 들어오고 좋아졌다. 어느날 아침 일찍 출근을 하기위해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는데, 벽에 누군가가 붙여놓은 찌라시가 보였다. 대개는 과외모집 모 그런 건데 자세히 읽어보니 각종 팩 등으로 얼굴 피부관리를 해 준다는 것이다. 월 5만원에 주 1회씩, 같은 아파트 단지 안이라면 출장도 가능하고 자기네 집에서도 가능하다고 써 있었다. 아마 주부가 부업삼아 팩 맛사지를 배워 해 보려는 것인 듯 했다. 전화번호를 찢어갈 수 있도록 광고지 밑에 주욱 붙여 놓았길래 하나 뜯어왔다.



 



그날 저녁 사무실에서 혼자 야근을 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전화를 돌려봤다. 멀리서 애기 노는 소리가 나는 듯 하고, 전화를 받은 여자는 애띤 주부 목소리였다. 내가 한번 받아볼 수 없겠느냐고 하자, 남자는 해 본적이 없다면서도 자기 남편도 해 주니까 좋긴 좋다고 하더란다. 결국, 약간 주저하는 듯한 여자를 설득하듯 해서 일단 한번 받아보기로 하고 내가 찾아가기로 약속을 정했다. 목소리가 애띄고 점잖은 것이 닳고 닳은 장사하는 사람같지도 않고, 소라가이드에서 읽은 유부녀와의 썸씽 같은 것도 생기지 않을까,하는 상상도 해 가면서 은근히 기대가 되었다. 약속으로 정한 토요일(외국계라 주5일 근무하는 회사 다님)은 아침부터 약간 들뜬 느낌으로 샤워도 깨끗이 하고, 면도도 자세히 하였다. 세수는 어차피 팩을 해 줄 것이므로 대충 하고. 그리고, 약속 시간인 10시 반에 맞춰 찾아갔다. 어색한 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따라 들어갔다.



 



내 얼굴을 보고 약간 안도하는 듯한 그녀의 표정을 보고 나도 안도했다. 그녀는 약간 귀여운 인상의 평범한 약 5년차정도 되어 보이는 주부였다. 그리 크지 않은 키에 마르지도 뚱뚱하지도 않은 적당한 몸매였고 세련되거나 화려한 패션은 아니었지만 할인점 같은데서 나름대로 멋을 내고 쇼핑 나온 아줌마 정도는 되어 보였다. 어깨보다 조금 못미치는 머리를 곱창밴드로 묶고 야구모자까지 씌워준다면 나름대로 이쁜 미시라고도 봐 줄만한 수준이었다. 일단 기대는 져버리지 않은 인상. 아파트는 약 25평 정도 되는 크기였고, 아담하고 깔끔하게 꾸며놓은 것이 보기 좋았다. 아기는 놀이방에 보낸 모양이었다. 집이 이쁘다는 둥, 바깥 어른은 뭐 하시냐는 둥, 애기들은 몇 명, 몇살이냐는 둥 어색함을 없애기 위해 너스레를 좀 떨면서 내오는 커피를 마시고, 내 피부상태, 맛사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우리집을 이야기하고, 자연스럽게 대하자 그녀도 서서히 경계를 푸는 눈치였다. "자, 그럼 이제 한번 받아 볼까요?" 하자. 그녀는 웃으며 "네 그러시죠"하고는 팩할 준비를 했다.



 



얘기를 듣자하니, 여기 이사오기 전에는 부업 수준도 아니고 거의 취미 수준으로 출장으로만 동네 친한 아줌마들 집을 다니면서 팩맛자지를 해 준 모양이었고 시작한지도 얼마 안 되는 모양이었다. 그래도, 거실 한쪽에 사우나의자 비슷한 눕는 대(의자라고 해야 하나 침대라고 해야하나)도 마련해 놓고 잔잔한 음악도 틀어 놓는 것이 기본은 하는 것 같았다. 대에 눕자 여자는 작업을 시작했다. 본래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데다가 남자는 처음이라 그런지 약간 긴장하는 눈치였으나 열심히는 하는 모습이었다. 얼굴에다 뭐 이것저것 바르고 닦고 하는 것을 조금 지켜 보면서 가끔 눈을 마주치면 부끄러운 듯 외면하는 그녀를 보면서 은근히 기분이 좋기도 하고, 눈앞에 보이는 그녀의 봉긋한 가슴도 쳐다보고 친해지기 위해서 너스레도 떨고 하다가 본격적으로 팩이 시작되자 입을 움직이면 안 되어서 스르르 눈을 감았다. 이러고 있자니 마치 이발소나 증기탕에서 서비스를 받는 기분이 들면서 약간 나른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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