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기르는 남자

개를 기르는 남자

일딸 0 394

그를 처음 본 것은, 교외에 새집을 사서 이사온 지 한달 반쯤이나 지나서, 몇 번 올라가 본 적이 있는 약수터 가는 길 중턱쯤에서였다. 그날, 그는 생전 처음 본 큰 개 한 마리를 앞세워서 산에서 내려오는 길이었고, 나는 올라가고 있는 길이었다. 그는 개를 무서워 피하는 듯한 모습으로 길옆에 비켜서는 나를 힐끗 보더니 고개를 가볍게 숙이며 지나갔다. 

그 뒤로 나는 약수터 오르내릴 때마다, 일주일에 한두 번은 마주쳤다. 그때마다 그는, 보통 안면 있는 사람에게 그러듯이, 약간 미소를 띤 채 고개를 가볍게 숙이고 지나갔다. 개도 무심한 듯이 그냥 지나쳤으며, 익숙해진 나는 그렇게 멀리 피하지도 않았다. 처음 말을 터게 된 것은 처음 그를 본 후 꽤나 시간이 지난 뒤였을 것이다. 산중턱에 철봉이 설치되어 있고 역기 같은 운동기구가 몇 가지 있는 배드민턴장 공터에서였다. 마침 그는 개 줄을 철봉기둥에 묶어둔 채로 긴 나무의자에 혼자 앉아서 공터의 트인 쪽으로 산밑은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다른 날보다 지친 탓에 공터에서 쉴 요량을 하고 밑에서부터 부지런히 올라왔던 터라 공터 입구에 들어섰으나, 개를 보고, 멈칫했었다. 그러자, 그는 오라는 손짓을 하고는 개 줄을 풀어 공터 반대편 끝 쪽으로 끌고가 가장자리에 있는 나무에 줄을 묶었다. 긴 나무의자 두 개가 모두 철봉 쪽에만 설치되어 있어서 개 근처에서 쉴 수 밖에 없는 걸 알고 피해주려 한 듯 했다. 의자에 앉아 한숨 돌리는데, 그가 다시 아까 앉았던 내 옆 의자로 와, 내게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하더니 말을 건냈다. 

“개를 무서워해요?” 

“애완견을 집에서 키운 적은 있지만, 저렇게 크면 아무래도 무섭죠.” 

보통 보는 큰 개들보다는 좀 더 덩치가 컸다. 개는 내가 보기에도 무섭게 생기진 않고, 날씬하고 잘생겼다고 해야 할 테지만, 나보다 조금 작은 듯한 덩치에 웬만한 사람이라도 약간은 무서워할 듯했다. 

“작은 개를 안 무서워하면 친해질 수 있겠네요.” 

그는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 

그날 난, 오후에 시내에 나가서 친구들을 만나서 쇼핑을 하고, 퇴근시간에 맞춰서 남편을 만나서 외식을 하고 같이 들어올 예정이었다. 이미 전날 약속을 잡았었고, 남편도 그러마 약속하고 아침에 출근했었다. 금요일 저녁에 외식을 하고 시내구경을 하고 차를 타고 오면, 그날은 어김없이 섹스를 했다. 아마 연애할 때 느낌에 되살아나서 일터이다. 집에서 둘이 같이 있다가 동했을 때보다 약간 더 흥분된 상태에서 더 기분 좋게 끝나는 섹스였다. 

그날도 그런 기대를 갖고, 약수터에 갔다 와서는 집을 간단히 정리하고 나자, 좀 무료해졌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불현듯 그가 농담처럼 ‘집에 놀러 와라. 먹을 것 싸들고 오면 더 좋겠다.’고 한 말이 생각이 났다. 내가 음식수발을 할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의 집이 궁금했을 따름이다. 혼자 사는 쉰이 가까운 혹은 쉰이 넘은 남자의 집이 궁금했다고 할까? 핑계일지도 모르겠다. 사실은 그가 궁금했을 것이다. 집을 보면 대충이라도 그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아마 그리 생각했었던 듯 하다. 그에게 호감이 간다는 게 아니라, 내가 무료했다는 것 일거다. 그냥 옆집남자 사는 게 궁금해질 정도로. 

나는 그 저번 주에 친정에서 가져온 김치 몇 포기를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서 뚜껑을 닫고 들고 나섰다. 참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한두 시간 노닥거릴 정도는 되지 않겠냐고 생각했을 터이다. 

그 집 초인종을 누르자, 그가 집 현관에 나왔다. 반색을 하면서 들어오라고 한다. 그리고 김치 통을 선뜻 받아서 뭘 이런걸 다 가져오시냐고 너무 고맙다고 너스레를 떤다. 집이 제법 잘 꾸며져 있다. 우리 집보다 조금 작은 듯한 크기에,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거실이고, 현관 대각선 쪽에 부엌입구가 보이고 오른쪽과 왼쪽에 각각 방이 있는 듯 했다. 오른쪽이 큰방일 듯 하고, 왼쪽에 방문이 두 개 화장실은 두 방 사이에 있는 듯 했다. 나를 거실 소파에 앉히고는 그는 김치 통을 들고, 부엌으로 갔다. 거기서 ‘커피한잔 할거냐’고 크게 묻는다. 나는 ‘예, 주세요.’라고 대답하고 다시 집을 둘러봤다. 비슷한 시기에 아마도 같은 사람이 설계를 했을 집이라 우리 집과 큰 차이는 없어 보였다. 거실 바닥의 가운데를 전부 덮은 털 카펫 정도가 분위기를 다르게 만든 달까? 벽에 장식도 없고, 흔한 시계조차 걸려있지 않았다. 한쪽 벽을 차지한 벽걸이 TV와 오디오 정도가 제법 비싼 물건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파랑 소파 앞 탁자도 제법 비싸지 않을까 싶다. 

부엌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더니, 조금 있다가, 그가 커피 한잔과 멜론 하나, 접시, 포크 두 개, 좀 큰 차 숟가락 하나, 그리고 작은 공기그릇에 언 감을 얹어왔다. 

“집을 좀 더 둘러 보시겠어요? 개를 씻기고 있던 참이라 마저 씻겨야 하거든요.” 

멜론을 여덟 조각으로 낸 뒤, 다시 껍질이 붙은 채로 칼질을 하고, 껍질 쪽을 칼로 잘라서 먹기 좋게 내어놓더니, 감은 좀더 녹은 뒤 먹으라고 하곤, 말했다. 

내가 그러마고 하자, 남자는 개를 씻기러 욕실로 들어갔다. 난, 그가 미리 소개시켜준 대로 거실 오른쪽 방부터 둘러봤다. 

나는 내 앞에 게으름을 피우듯 엎드려 누워있는 개를 조심스레 만졌다. 장난끼가 발동해서 늘어진 귀의 끝은 잡아 위로 끌어올렸다. 개는 귀찮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어 내 손가락을 빠져 나왔다. 다시 한번 시도하자, 다시 고개를 흔들고 빠져 나왔다. 다시 귀를 끌어올리자, 갑자기 개가 벌떡 일어나더니, 내 얼굴을 혀로 쓱 핥이더니, 거실 반대쪽으로 어슬렁거리며 가서 다시 엎드려 누웠다. 고개는 내게 돌린 채. 나는 놀라, 엉겁결에 뒤로 물러섰고, 두 팔을 내 몸 뒤로 하고 비스듬히 눕게 되었다. 내가 입술을 손으로 훔치니, 그가 웃으면서 탁자 위에 있던 휴지를 뽑아서 내게 건네주고 내 뒤에 와 앉는다. 그는 개를 불렀다. 개가, 주인의 부름을 받고 다시 내 앞에 섰다. 앉아서 있는 내 얼굴 바로 앞에 그 놈 얼굴이 다가왔다. 주인을 개를 앉혔다. 개는 좀 전과 같은 위치에 다시 좀 전과 같은 자세로 엎드려 눕는다. 남자는 나보고 개를 머리부터 등까지 천천히 쓰다듬어주라고 한다. 난 조심스럽게 귀 윗 머리부터 등까지 쓸어 쓰다듬어주었다. 털이 부드럽고 매끄럽다. 몇 번을 조금씩 더 힘을 주어서 쓰다듬었다. 개는 기분이 좋은 듯 드렁거린다. 이번엔 배를 쓰다듬어 주란다. 배는 감촉이 많이 다르다. 개는 배를 내 쪽으로 드러낸 채로 드러눕는다. 불편하게 쓰다듬다가 이제 제대로 쓰다듬는다. 배 끝에 자지가 딱딱하게 굳은 채로 자지집 속에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난 손의 감촉을 아쉬워한 채, 쓰다듬는 걸 그만두었다. 

그때 그가 내 뒤에서 내 목에 입술을 갖다 댄다. 흠짓했다. 

“잠깐만. 이러면 반칙이에요.” 

무슨 반칙이란 말인가? 어이없는 내 말에 내가 한심스럽다. 혼자 속으로 상상할 때는 단호하게 박차고 자리를 일어날 거였는데…… 

“의사타진일 뿐입니다.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어요. 말만 하시면.” 

그는 부드럽게 목 주위를 입술로 애무하면서 말했다. 잠깐만, 잠깐만 더 기다려보자. 그만둘 수 있어. 좀 더 심하게 나오면 단호하게 그만둘 거야. 속으로 생각했다. 좀 한심했다. 그는 뒤에서 자세를 바로 잡는 듯 꼼지락거리더니 편하게 내 뒤에서 다리를 펴고 내 허리를 가볍게 안는다. 부드럽다. 억세게 보이는 육체 속에 이런 부드러움이 있었단 말인가? 내 몸에 힘이 약간 빠진다. 허리를 감싸 안은 채로 목 언저리와 귀를, 볼을 애무한다. 간지럽다. 

“잠깐만요. 나, 이제 갈래요.” 

고개를 돌리면서 말하려다가 귀에서 볼 쪽으로 오려던 그의 입술과 스쳤다. 그가 가볍게 입술에 키스한다. 그리고 아쉽다는 듯 눈을 쳐다보더니 볼에 살짝 입술을 갖다 대더니 일어선다. 

“얼린 감 좀 싸드릴 테니, 집에 가져가서 남편 분이랑 나눠 드세요.” 

그는 그렇게 말하고 부엌으로 갔다. 나는 개를 몇 번이고 쓰다듬어주고는, 내가 가져온 김치 통에 비닐을 깔고 감을 가득 담아서 그가 내게로 오자, 나는 일어섰다. 현관 쪽으로 걸어 나와 인사하려고 돌아서자, 그가 김치 통을 옆에 끼고 한 손으로 내 허리를 감는다. 그리고 내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더니 입술을 덮쳐온다. 나는 팔로 그의 목을 감싸 안았다. 바보 같다. 뻔히 보이는 제스처다. 나는 쉬운 여자가 아니다. 욕구불만도 아니고, 띠 동갑을 훨씬 넘었을 나이든 남자에 눈이 멀 정도로 철없는 것도 아니다. 이 남자가 내게 오늘 너무 부드러웠던 탓이다. 오늘밤 남편과의 섹스에 대한 기대가 나를 흥분시켰을지도 모른다. 오늘만이다. 오늘만 이 기분에 젖어보자. 중간에 얼마든지 그만둘 수 있지 않은가? 

그가 나를 한쪽 팔로 안은 채, 소파 쪽으로 데리고 가더니, 한쪽 팔에 안고 있던 김치 통을 소파 현관 쪽 끝에 놓는다. 두 손으로 이제 내 얼굴을 감싸고 입술을 부드럽게 애무한다. 너무 부드럽다. 억센 남자의 억센 손에서 느껴지는 한없이 부드러움. 녹아 내릴 거 같다. 

그가 다시 나를 한 손으로 허리를 소파 쪽으로 이끌고 가더니, 먼저 소파에 앉는다. 나는 자연스럽게 그의 무릎에 다리를 벌리고 걸쳐 앉았다. 나는 허리를 구부려 다시 그와 키스한다. 그는 내 스웨터 밑으로 손을 넣어 허리를 감싸 안는다. 따뜻하다. 그 다음 순서가 뭔지 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그의 손이 내 가슴을 만져주었으면 좋겠다. 억세게 힘껏 쥐어짜듯 만져도 아프지 않을 거 같다. 제발 좀 더 강하게 만져줬으면. 그가 한 손을 허리에 받치고 브래지어 밑으로 다른 한 손을 넣어 가슴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살짝 한숨이 나왔다. 감질나다. 그는 다른 손으로 내 브래지어 후크를 끄른다. 브래지어에 짓눌려서 답답하던 가슴이 시원해지고 허전해졌다. 그의 손이 그 허전한 틈을 비집고 들어온다. 

나는 스웨터와 브래지어를 한꺼번에 벗어버렸다. 그가 약간 놀라는 눈치다. 이제 그가 내 가슴을 빤다. 바지를 벗기 위해 일어서려고 하자 그가 나를 뒤돌아 세운다. 그리고 바지와 팬티를 뒤에서 잡아 내렸다. 나는 발로 몇 번 움직여 바지와 팬티를 벗어버렸다. 그는 옷을 벗지도 않고 뒤에서 나를 안았다. 나는 내 가랑이 사이로 그의 두 다리를 끼우고 그의 무릎 위에 앉았다. 내 엉덩이에서 그의 자지가 느껴진다. 단단하다. 억센 기운이 거기에 다 모여있는 거 같다. 숨이 가빠온다. 그가 내 보지를 어루만진다. 이미 젖어있다. 조금 부끄러워서 고개를 돌려 그의 입술을 찾았다. 그의 입술은 내 어깨와 목, 등에 머물러 있다. 그의 손은 내보지를 계속 주무르면서 내 안으로 파고든다. 거칠게 그에게 당하는 상상을 했던 내가, 거친 그를 완강하게 거부하려는 상상을 했던 내가, 그의 부드러움에 갇혔다. 그가 다리를 넓게 벌려 내 가랑이가 더 벌어졌다. 나는 가랑이를 벌린 채로 그의 손에 녹아 내리고 있다. 그의 손에 내 보지는 벌릴 대로 벌어져서 미끈거리고 있다. 그 때, 내 오른쪽 다리에 차가운 느낌이 들어 흠짓 놀랐다. 개가 내 다리를 혀로 살짝 핥은 것이었다. 언제 왔는지 개가 소파 밑에서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약간 부끄러운 기분이어서 돌아앉았다. 마주보고 그의 옷을 벗겼다. 손으로 그의 가슴을 만졌다. 역시 탄탄한 몸이다. 그의 젖꼭지를 손바닥으로 쓰다듬다가 입술을 갖다 댔다. 딱딱하다. 혀로 굴려서 핥아본다. 그는 한 손으로 엉덩이를 잡고 내 보지를 계속 만진다. 신음이 저절로 나온다. 그때 또 개가 이번에는 내 엉덩이를 핥는다. 움찔하면서 소름이 돋는다. 그는 그냥 싱긋 웃으면서 가슴에서 고개를 들어 내 입술에 키스한다. 바지를 벗겨야 한다. 나는 천천히 배로 내려오면서 바지를 손으로 잡고 내려, 그의 자지를 꺼낸다. 그가 엉덩이를 살짝 들어 바지가 빠져 나오게 한다. 바지를 발까지 끌어내렸다. 그의 자지를 손으로 잡고 입술을 갖다 댄다. 너무 좋다. 굵고 딱딱한 자지. 입 속 가득 물어본다. 꽉 찬다. 내 보지가 꿈틀한다. 난 빨면서 흥분한다. 천천히 그 냄새에 취해, 내 속으로 들어올 때를 상상하면서 젖어간다. 

“어맛!” 

개가 내 등뒤로 올라타 깜짝 놀라 허리를 폈다. 그가 약간 소리내어 웃더니 나를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 나를 뒤돌아 세워서 내 가랑이 사이로 두 다리를 끼우고 무릎에 앉힌다. 좀 전과 같은 자세다. 이제는 둘 다 벗은 채로. 그는 나를 뒤에서 허리를 감싸고 자기 쪽으로 당겨 안는다. 허리 끝에서 그의 자지가 느껴진다. 그리고는 내게 말했다. 

“즐겨봐요.” 

내가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할 때, 그가 개를 부른다. 내가 놀라 일어서려고 하자, 그가 허리에 힘을 주어 나를 감싸 안았다. 그러고는 다리를 벌려서 내 가랑이를 벌려놓는다. 그러자 개가 내보지를 핥기 시작한다. 

“어머, 어머!” 

나는 온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순간 온몸으로 짜릿한 느낌을 받았다. 다시 한번 개가 그 넓은 혓바닥으로 나의 벌어진 보지를 아래서부터 훑듯이 핥았다. 이번에는 온몸으로 쾌락을 느끼면서 내 보지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안돼!” 

나는 손으로 내보지를 가리고 개의 혀를 막았다. 개는 내 손등을 핥았다. 그가 뒤에서 내 귀를 혀로 애무하면서 나지막이 말했다. 

“괜찮아. 느껴봐.” 

그리고는 가슴을 만지던 두 손을 떼어서 내 손위에 포개어 놓는다. 그리고, 천천히 내 손을 움직여 내 손으로 내보지를 문지르게 한다. 이 느낌은 뭔가? 자위할 때랑 또 다른 느낌. 너무 좋다. 그러더니, 손을 옆으로 치워서 그의 손등을 핥아대던 개에게 내 보지를 내어준다. 이 느낌 너무 좋아. 넓은 혓바닥으로 내보지를 다 덮고 클리토리스 끝까지 훑어 올리는 것. 

“나 몰라. 나 어떡해!” 

나도 모르게 신음과 함께 내뱉어졌다. 개는 몇 번이고 계속해서 핥는다. 나의 보지는 개의 침과 내 애액으로 범벅이 되어있다. ‘이대로 끝까지 갈 것 같아. 자기 자지를 넣어줘. 제발.’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싶었다. 손을 뒤로 뻗어 그의 자지를 찾았다. 딱딱하고 뜨거운 자지가 만져졌다. 나는 돌아서 그 앞에 섰다. 이제 내가 올라타서 그의 자지를 받아들이면 절정이 될 거 같았다. 그때 그가 내 팔을 잡아 끌어서 얼굴을 자지에 갖다 대게 했다. 빨아달라는 거구나. 나는 조급한 마음에 입을 그의 자지에 대고 한입 물었다. 그때 내 보지를 놓쳐서 내 엉덩이에 코를 박고 있던 개가 내 등위로 올라탔다. 이번에는 내 엉덩이를 찌르는 개의 자지가 느껴졌다. 이놈의 개시키. 내가 벌떡 일어서자 개가 내 주위를 한 바퀴 돌았다. 나는 그의 무릎에 올라탔고 당겨 앉아서 내 보지에 그의 자지를 담그려 했다. 그러자 그가 내 어깨를 밀어서 내 몸을 밀어내더니 내 엉덩이를 치켜들도록 내 허리를 자기 다리 쪽으로 눌렀다. 그리고는, 다리를 벌려서 내 보지를 열었다. 이게 뭔가하고 있을 때, 개가 내 어깨에 앞발을 디디려다가 실패하고 소파에 앞발을 둔 채로 자지로 내보지를 정확히 찔러왔다. 갑자기 머리 속이 하얗게 되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나는 그의 가슴께를 꽉 감싸 안고 내보지를 찔러오는 개의 자지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전혀 낯선 느낌의 그것을. 내 보지 안에서 부풀어올라 보지 벽을 꽉 채우면서 피스톤운동을 하고 있는 그것을. 내보지가 온 힘을 다해 꽉 붙잡고 좀 더 많이 느끼려고 하는 그것을. ‘내가 개랑 하고 있어. 내가 개랑 하고 있어.’ 그게 무슨 말뜻인지도 모를 듯이 머리 속으로 그 말을 되뇌고 있었다. 그는 내 가슴을 여전히 부드럽게 만지면서 내 젖꼭지를 애무했다. 그 순간 몇 번의 끝을 보았는지 모른다. 개가 내속에서 분출을 하는 것을, 여러 번 나누어서 분출을 하는 것을 ‘내 안에서 싸고 있어. 개가 내 안에서 싸고 있어. 어떡해. 어떡해’ 를 속으로 외치면서 끝을 달렸다. 개는 한동안 그 자세로 있었다. 안에서 한껏 부풀었던 자지가 작아지기 시작했고 내보지가 안타까워하면서 힘껏 잡았는데, 미끄러지듯 빠져나갔다. 

허전하면서 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 순간 갑자기 공포와 두려움이 몰려왔다. 온몸이 떨리면서 한기가 느껴졌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야.’ 그걸 느꼈는지 그가 내 엉덩이를 잡아당겨서 나를 꼭 안았다. 그의 딱딱한 자지가 아랫도리에서 느껴진다. 나는 그의 품에 안겨서 울기 시작했다. 그는 아무 말없이 등을 쓸어주면서 내 울음이 잦아들 때까지 기다렸다. 울음이 안 나올 때까지 울고 나니 내 머리 속이 텅 비어버린 것 같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울고 났더니, 내가 안겨있는, 나를 안고 있는 이남자가 낯설어 보인다. 내가 뭐하고 있는 걸까? 그가 나를 소파에 반듯하게 눕힌다. 움직일 기력이 없다. 그가 덮쳐온다. 입술로 내 입술을 훔친다. 고개를 살짝 돌려서 입술을 피한다. 고개를 돌린 입술에 고개를 돌려 살짝 입을 맞춘다. 그리고 그는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가슴을 핥고, 젖꼭지를 빨고, 그리고, 배를 혀끝으로 애무하다가 내 보지에 혀를 갖다 댄다. 그러자, 그 느낌 때문에, 개가 핥던 그 느낌과 너무 달라서,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생생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개가 핥았던 거다. 그 느낌이 생생하게 되살아나서 내보지가 다시 움찔거렸다. 그도 느꼈는지, 더 깊이 내 보지를 혀로 핥는다. 개의 침과, 개의 정액이 아직도 흥건히 남아있을 내 보지를 그가 혀로 한껏 핥는다. 온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두려움이 몰려온다. 그리고 온몸으로 쾌락을 느낀다. ‘개가 핥았던 보지다. 개 자지를 넣었던 보지다.’ 내가 몸을 비틀자 그가 자지를 내 보지에 넣는다. 너무 다른 느낌. 그 느낌 때문에 나는 다시 한번 쾌락에 몸을 비튼다. ‘난 개랑 한 년이다. 난 개랑 씹한 년이다.’ 아까 느꼈던 느낌을 고스란히 느끼면서 나는 또 한번 끝을 달렸다. 그의 자지가 한껏 내속에 정액을 쏟아내고 내 위로 엎어졌다. 아직 딱딱한 채로 내 안에서 버티고 있다. 내보지는 너무 말랑말랑해 있다. ‘난 개랑 씹한 년이다’ 를 머리 속으로 외칠 때마다 내보지는 움찔거린다. 움찔거릴 때마다 내 보지 안에 있는 움츠려 들려던 자지를 꽉 잡는다. 온몸으로 짜릿한 기운이 퍼져나간다. 그렇게 실랑이를 하던 자지가 내 몸 안에서 다시 기운을 차린다. 그는 아주 부드럽게 천천히 정말 부드럽게 조심스럽게 피스톤 운동을 한다. 난 기억을 잊고 싶은 듯 그에게 매달렸다. 그의 목을 안고 입술을 찾았다. 보지의 기억을 지우고자 그의 자지를 한껏 느끼려고 했다. 굵고 딱딱한 그의 자지를…… 나는 다시 끝없는 끝을 달려갔다. 

어떻게 그 집에서 빠져 나왔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로 그가 사정을 한 뒤, 멍하니 한동안 같이 안고 누워있었던 것 같다. 옆에 보니 개도 엎드려 졸고 있다. 멍한 기분으로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그가 먼저 일어났다. 그가 좀 씻고 가지 않겠냐고 물었던 거 같다. 난 고개를 흔들고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었다. 그거 먼저 옷을 챙겨 입고 나를 거들었다.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빗처럼 쓸어주면서 머리를 손질해줬다. 브래지어 후크를 채워주고, 스웨터를 아래에서 당겨서 반듯하게 펴줬다. 난 빨리 집에 가서 씻고 눕고 싶었다. 몇 시나 되었을까? 오늘 친구랑 약속 있는데. 남편이랑 저녁 먹기로 했는데. 오늘 일정이 머리 속으로 들어왔다. 몇 시나 되었을까? 물어볼 생각도 없이 난 현관을 나섰다. 나서기 전에 그는, 나를 바로 세우고 나를 살짝 껴안고 또 보자고 했던 거 같다. 아마, 나는 고개를 끄덕여서 그러자고 했던 거 같다. 

집에 들어와서 바로 샤워를 했다. 멍하니 있다가 보지에 샤워기를 갖다 대고 문지르다가 또 멍하니 서있기를 몇 번이고 반복했다. 머리 속으로 ‘난 개랑 한 년이다’를 되뇔 때마다 개 자지가 내 보지로 찔러오던 느낌이 되살아나서, 두려움과 쾌감이 온몸을 감싸 안았다. 먼저 친구에게 전화를 해야 했다. 늦을 거니까 좀 늦게 출발하라고. 친구는 시골에서 오는데 일찍 일찍 준비하지 그러냐고 웃으면서 놀리듯 말했다. 그러고는 먼저 가 있을 테니까 천천히 나오라고도 했다. 멍한 기분으로 옷을 대충 차려 입고 집을 나섰다. 

친구들이랑 만나서 친구가 권해주는 옷 몇 가지를 사고, 친구의 쇼핑을 건성으로 지켜보면서 돌아다니다가, 찻집에서 또 친구들의 수다를 건성으로 들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에게 핀잔을 들으면서 멍하니 앉아 있었다. 여럿이 만나서 다행이다. 

시간이 되어서 남편이 찻집으로 데리러 왔다. 남편이 반갑고도 낯설어 보인다. 남편은 회사에서 무슨 좋은 일이 있었는지 연신 싱글거린다. 친구들에게도 애교를 보이고 자리에 앉아서 잡담을 하다가 친구들에게 또 보자고 하고 찻집을 나섰다. 

남편이랑 둘이 있게 되자 긴장이 되었다. 남편의 기분에 장단을 맞추면서 조금씩 정신이 차려졌다. 남편은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연신 싱글거리는 이유를 한껏 기뻐하며 털어놨다. 오랜만에 갔던 고깃집에서 고기 맛이 어떤지를 모르고 먹었다. 

시내 거리를 돌아다니자는 걸, 피곤하다며 조금만 걷다가 차로 돌아왔다. 남편은 한껏 기분이 들뜬 채로 이대로 야외로 드라이브하다가 모텔에서 쉬다가 오자고 했다. 정색을 하고, 피곤하니까 집에 가자고 했다. 대신 집에서 잘해 줄 꺼 라고 말했다. 남편은 ‘어떻게 잘해줄 건데?’ 라고 웃으며 말하고는 들떠서 집으로 향했다. 

집 현관을 들어서자 남편이 나를 꼭 안았다. 다시 그 느낌이 되살아난다. ‘난 낮에 개랑 했어.’ 남편에게 속으로 이렇게 말하면서 온몸으로 공포와 쾌감이 휘감았다. 그리고는 그걸 숨기듯이 남편을 꼭 껴안았다. 남편의 기분이 좋아져서 빨리 씻고 온다며 욕실로 가려고 했다. 내가 그냥 하자고 남편을 침실로 끌었다. 난 전희도 길어야 하고, 남편이 안 씻고 하는 것을 거부하진 않았지만 싫어했다. 의외라는 듯이 쳐다보더니, 나를 번쩍 안고 침실로 갔다. 그의 옷을 벗기고 그의 자지를 빨았다. 낮에 다른 자지를 빨았던 것처럼. 내가 자지를 빨고 있을 때, 누군가 내 뒤에서 자지를 넣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다시 ‘난 낮에 개랑 씹한 년이다’는 말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보지 속에서 꿈틀거리는 느낌을 참을 수가 없어서 남편이 팔을 뒤로 버티고 앉아있는 위로 올라탔다. 다시 그때와 다른 느낌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난 개랑 씹한 년이다.’ 처음으로 남편이 사정하기 전에 이미 여러 번을 느꼈다. 남편은 다시 놀라는 눈치여서 오늘 너무 하고 싶어서 내내 그 생각만 했다고 둘러댔다. 남편은 흐뭇해 하는 눈치다. 

씻고 와서 남편의 리드로 다시 한번 섹스를 했다. 남편이 내 보지에 입술을 댈 때마다, 내 보지에 자지를 넣고 있던 내내, 내 온몸은 그 순간을 생생히 기억해 냈다. 내 몸은 진저리를 치면서 열락으로 빠져들었다. 

난 그 뒤로 산에 가지 않았다. 그의 집도 산 쪽에 붙어있어서 그가 자주 동네 아래쪽으로 내려오지 않으면 마주칠일이 거의 없다. 난 그와 마주치지 않으면서 그에 대한 온갖 상상으로 나를 괴롭혔다. 누구도 알아서는 안 되는 일을 그와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때문에 머리 속으로 그가 나를 온전히 지배하게 만들었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을 상상속에서 공포와 쾌락에 몸을 맡겨야 했다. 

한 달쯤 지나서 슈퍼에서 그와 마주쳤다. 약간 걱정된 얼굴로 반갑게 인사를 했다. 

“요즘 약수터에는 안 다니시나 봐요? 통 뵙지를 못하네요.” 

“네. 몸이 많이 안 좋아서요. 많이 피곤하고 그러네요.” 

“그럴수록 몸을 많이 움직이셔야죠. 제가 산에 안 다니는 한이 있어도, 다니셨으면 좋겠네요.” 

그는 걱정스러운 말투로 속내를 건냈다. 난 조금 위안이 되었다. 

“그럴 필요까지는…… 피하는 건 아닙니다.” 

라고 말하면서 나는 거짓말을 했다. 

집에 돌아와서 그에 대해서 다시 생각했다. 무슨 생각이었을까? 왜 그랬을까? 의도한 걸까? 우연이었을까? 그를 생각하면 개와 같이 뒹굴고 있을 다른 숱한 여자들을 상상한다. 산 밑 약수터 가는 길 언저리에는 나의 심연이 있다. 내 몸의 기억이 옅어질수록 나의 갈증은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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